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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 이야기/사모펀드 잡담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 SSG닷컴, 쓱닷컴, 이마트, 교보생명, 풋옵션, IPO, 드래그얼롱, 주주간계약, 버거킹, 락앤락, 공개매수, 자진상폐) (1/2)

오랜만에 이마트에 가서 장을 봐왔다. 최근 이마트 상황이 좋지 않다는 기사가 자주 보이는 것 같은데,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이마트에 사람이 아주 많았다?! ㅎㅎ

 

여하튼 요새 이마트 관련해서 쿠팡, 네이버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밀려 실적이 안좋다는 얘기, 큰돈 주고 이베이(지마켓) 인수했는데 별 효과가 없다는 얘기, 거기에 최근 쓱닷컴(SSG닷컴) 투자자들 풋옵션 때문에 1조원이 필요한데 돈이 없다, 그래서 알짜 계열사 스타벅스도 매각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그래서 쓱닷컴 FI (재무적 투자자, 사모펀드)들이 누구지? 하고 찾아보니 어피너티(어피니티, Affinity Equity Partners)와 BRV캐피탈이라고 한다. BRV캐피탈은 어디인가 하고보니 블루런벤처스 관계사라고 함. (그래서 BRV인가보네...)

 

쓱닷컴 풋옵션 내용을 다룬 기사를 하나 살펴보자.

 

쓱닷컴, FI들과 ‘1조 풋옵션’ 분쟁 조짐... 최악의 경우 동반 매각 가능성도 - 조선비즈 (chosun.com)

 

쓱닷컴, FI들과 ‘1조 풋옵션’ 분쟁 조짐... 최악의 경우 동반 매각 가능성도

쓱닷컴, FI들과 1조 풋옵션 분쟁 조짐... 최악의 경우 동반 매각 가능성도 2019·2022년 주주간계약 해석이 관건

biz.chosun.com

 

쓱닷컴 지분구조를 보니 이마트와 신세계가 70%, FI들이 30%를 보유하고 있다.

 

FI들은 2019년, 2022년 이렇게 두번에 걸쳐 투자를 했는데, 이들이 쓱닷컴의 100% 주주가 아니므로, 게다가 소수지분 투자자로서 이런저런 요구사항을 담기위해 대주주와 주주간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다. 2019년에 하나, 2022년에 하나, 총 두개의 주주간계약이 있을텐데 투자구조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내용은 대동소이할 듯. (하이브-민희진때문에 요새 더 핫한 주주간계약... ㅎㅎ SHA (Shareholders Agreement)라고도 한다)

 

주주간계약에는 보통 회사 경영과 관련해서 대주주(여기서는 70%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가 100% 마음대로 하지는 못하게 소수주주(여기서는 30% 보유한 FI들)와 협의해야 할 주요 경영사항들을 정하기도 하고, 이사회 구성과 관련된 내용을 기재하기도 하며(소수주주 측에서 지명하는 이사 몇명 등등),

 

더 중요하게는 소수주주가 일정기간(ex. 5년) 이후 exit 할 수 있는 방안들, 주로 IPO를 추진한다든가 하는 내용을 담는다. 만약에 IPO가 제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되면, 그리하여 소수주주들이 보유한 minority 지분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될 경우, 상황에 따라 일정가격에 대주주가 소수주주들의 지분을 되사주거나(풋옵션, put option, 주식매수청구권) 소수주주들이 대주주의 지분까지 모두 끌어다 경영권 지분을 매각(드래그얼롱, drag-along, 동반매도청구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까지를 포함해서 말이다.

 

일단 기사제목에 1조 풋옵션 "분쟁"이라고 표현된 걸로 보아, 대략 상황은 이럴 것이다. 주주간계약에서 미리 정해둔 FI 보유 풋옵션의 행사조건과 관련하여 대주주와 소수주주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 소수주주들은 그들이 최초투자한지 5년쯤 지난 현시점에 주주간계약상 풋옵션 행사조건이 성립했다고, 대주주들은 (아직 쓱닷컴이 IPO를 못한 건 맞지만) FI들의 풋옵션 행사조건은 성립하지 않았다고...

 

기사를 살펴보니 쟁점이 되는 주주간계약 내용이 다음과 같은 것 같다. "2023 사업연도에 SSG닷컴이 총매출요건(GMV) 또는 IPO 가능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인수인(FI들)은 2024년 5월 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소유주식 전부를 매수해 줄 것을 대주주(이마트 측)에게 청구할 수 있다."

 

잘은 모르지만, 쓱닷컴이 IPO 가능요건을 특별히 충족하지 못했을 것 같지는 않은데(가격등등 때문에 안한거지 못한건 아닐 듯), 관련 조항에 IPO 시 주당 얼마이상 이렇게 밸류에이션 요건까지 있는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기사 상으로는 FI들이 쓱닷컴이 IPO 요건뿐만 아니라 GMV 요건또한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좀더 논쟁이 되고있는 부분은 GMV 요건('23년 5조 1,600억원)인 것 같은데, 이마트 측에서는 쓱닷컴의 '23년 GMV가 5조 7,000억원을 넘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는 반면, FI 측에서는 해당 GMV에 상품권을 팔아서 번 매출과 그 상품권을 받고 물건을 팔아 기록한 매출이 중복 계상되어 있어서 이를 제거하면 GMV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본다는 것이다.

 

상품권 판매대금이 더블카운팅되어 있는 것이 맞다면, 일견 FI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어보이는데, 사실상 기사를 보면서 이게 어떻게 쟁점이 되지? 라는 생각을 했던 게, 주주간계약에 이미 GMV를 어떻게 산정할지 그 산식을 자세하게 다 정해놨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주간계약을 보면, 뭐 이런 것까지 세세하게 다 적어놔? 라고 할 만큼, 향후 당사자간에 최대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매우 자세하게 기재하고 있고, 그래서 참... 길다... ㅋㅋ)

 

GMV 산정 시 상품권 판매액은 포함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내용은 이미 충분히 정해뒀을 걸로 보이는데, 만약 이러한 내용이 어쩌다 빠져있다면 어쩔 수 없이 법적 분쟁을 해야하는 거겠지만, 아마도 이마트 측에서 옛다 1조, 하고 이 큰 금액을 딱 인정하고 주기가 쉽지 않을 거다보니까 그냥 풋옵션 행사조건이 성립하지 않았다며 모른척 시간끌기를 하고있는 것 아닌가 혼자 추측해본다... (?) 순전히 뇌피셜임...

 

그보다도 별 내용은 아닐 수 있지만 기사를 보면서 의문이 들었던 게, FI들이 풋옵션 행사 시 이마트 측에서 돌려줘야 할 금액이 딱 원금 1조원이라고 하는 부분이었다.

 

IPO 요건이든 GMV 요건이든 요건충족이 안되어서 풋옵션을 행사하는 건데 FI들이 투자원금 1조원만 그대로 돌려달라고 했을 리가? 자그마치 2019년부터 7천억원, 2022년부터 총 1조원이라는 거금을 몇년동안 빌려준 셈인데 이마트 측에서 당연히 이자(ex. 8%? 요새 얼마나 하려나...), 게다가 최소한 연복리로 계산한 이자를 포함한 금액을 돌려줘야 할 것이다. 만약 정말 원금 1조원만 돌려주는 것으로 되어있다면, 이 계약은 혜자(!)다.

 

어쨌든 쓱닷컴 풋옵션 분쟁은 단기간 내 해결될 걸로 보이지 않는 만큼 그 추이를 앞으로도 쭉 지켜봐야 할 것이다. 관련해서 (오너가 말도 못꺼내게 한다는) 스타벅스 등 주요 관계사들의 매각이 추진될지도 함께 눈여겨봐야 하겠다.

 

풋옵션 분쟁이 금방 끝나지 않는다는 건 교보생명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쓱닷컴 풋옵션 분쟁 당사자가 어피너티라고 해서 또 어피너티? 하는 반응이었던 게,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의 당사자 또한 어피너티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과 관련해 최근 진행상황을 다룬 기사가 있어 가져와봤다.

 

2차 중재 결론 앞둔 교보생명…신창재 회장은 판결 전 합의 나설까-인베스트조선 (investchosun.com)

 

2차 중재 결론 앞둔 교보생명…신창재 회장은 판결 전 합의 나설까

2차 중재 결론 앞둔 교보생명…신창재 회장은 판결 전 합의 나설까

www.investchosun.com

 

무려 2012년에 어피너티, IMM PE,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 컨소시엄이 교보생명에 1조 2천억원을 투자했고(대우인터내셔널 지분 매입, 신창재 회장과 주주간계약 체결), 이후 교보생명 IPO가 이루어지지 않자 FI들이 '18.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풋옵션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FI들은 '19.3월 ICC에 국제중재를 신청, 당시 투자원금(주당 245,000원)에 수익을 더한 409,000원을 매각가로 제시하였으나, 중재 판정부에서 '21년 신창재 회장의 풋옵션 이행의무는 인정, FI들의 매각가는 불인정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22년 FI들은 풋옵션 행사가격을 확인하는 내용으로(아마) 2차 중재를 신청하였으며, 이르면 올 3분기 중 2차 중재의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FI들이 투자한 게 2012년이니까 벌써 약 12년이 지났고, '18.10월 풋옵션을 행사한 시점으로부터도 벌써 5년이 훌쩍 넘었다. 2차 중재 결과가 FI들에게 유리하게 나온다고 하더라도(풋옵션 행사가격이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신회장 측에서 대금지급 의무를 이행하기까지 또 시간이 걸릴텐데, 이렇게보면 새삼 경영권 없는 minority 투자도 참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는동안 쓱닷컴이든 교보생명이든 해당산업 혹은 기업의 상황이 더욱더 악화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분쟁해결에 어려움을 더하는 듯...

 

교보생명 중재결과도 올해중 follow up 하는 것으로 하고, 

 

사실은 오랫동안 국내에서 활발히 투자활동을 진행해온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는데, 글이 길어져서 다음 포스팅으로 미룬다. ㅎㅎ

 

최근에 어피너티의 포트폴리오 기업인 버거킹이나 락앤락 기사도 종종 올라와서 한 번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다.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