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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 이야기/사모펀드 잡담

모간스탠리PE (feat. 전주페이퍼 M&A)

오늘은 어디 PE 하우스를 알아볼까 하던 차에 더벨에 전주페이퍼 M&A와 관련된 기사가 떠서 살펴보았다.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308311523581080105015&lcode=00 

 

'SK에코 이탈' 전주페이퍼 인수전, 장기 국면 접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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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헤드라인을 보고 바로 든 생각은, i) SK에코플랜트(舊 SK건설)가 왜 전주페이퍼 M&A에 참여한 거지? ii) 전주페이퍼 매도자가 누구지? 였다.

 

기사를 살펴보면 해답이 나온다.

 

i) SK에코플랜트가 전주페이퍼 M&A에 참여했던 이유(지금은 인수 포기했다고 한다) : M&A 대상회사가 전주페이퍼 하나가 아니라 열병합 발전업체인 전주원파워도 있다고 한다. SK에코플랜트는 전주원파워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면 전주페이퍼는 어떻게? 전주페이퍼에만 관심 있는 사람 나(SK에코플랜트)랑 같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서 우리가 최종 인수자가 되면 나는 전주원파워, 너는 전주페이퍼 갖자...가 계획이었던 듯하다)

 

ii) 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 매도자는 모간스탠리PE이다. 정확하게는 모간스탠리PE가 운용하는 펀드일 것이다. 운용사 모간스탠리PE의 정식명칭은 "모간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메니지먼트코리아(유)"인 듯하다. 매우 길다. 왜 더벨 기사에 모"건"스탠리라고 하지 않았나 궁금했는데 모"간"스탠리가 맞는 명칭이다.

 

일단 더벨 기사내용을 좀더 살펴보면, SK에코플랜트가 인수금융 구조까지 어느정도 짜놨지만, 내부 투심(투자심의)에서 부결이 났는지 인수 포기를 했고, 또 다른 인수희망자로 LX가 있는데, LX는 알다시피 HMM M&A도 참여했기 때문에 전주페이퍼보다 HMM에 더 집중하게 된다면 잠재인수자들이 이탈한 전주페이퍼 M&A가 금방 클로징 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SK에코플랜트는 어떻게 하다 투심 통과가 안됐는지 자세한 내용은 나와있지 않은데, 최근 겹친 여러 이슈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한다. 그 이슈라 함은, 기업공개(IPO), 환경 자회사 지배구조 정비라고 하는데, 환경 자회사라 함은 몇년전 어펄마캐피탈로부터 인수한 EMC홀딩스를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EMC홀딩스가 환경관련 다수의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구조가 복잡했던 것 같다.

 

기사에 따르면, 모간스탠리PE가 잠재인수자인 SK에코플랜트와 LX인터내셔널 등을 두고, 프로그레시브 딜 형태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하는데, 참고로 프로그레시브 딜이라 함은, 본입찰을 한 후 각 잠재인수자의 입찰내용(한번 입찰하면 끝이다)을 바탕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인수자들로부터 제안을 여러번 받으면서 매각금액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잠재인수자 A가 100원을 제시했는데, 매도자가 120원에 살 생각 있냐고 한다. A가 M&A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다른 인수경쟁자가 있을 경우 120원 콜! 한다. 그러면 또 매도자는 잠재인수자 B에게 가서 130원에 살래? 콜! 하면, 다시 A한테 가서 130원 이상 줄 수 있음? ... 이런 식으로 약간 TV에서 본 미술품 경매처럼 진행이 되는 것이다.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려면, 일단 M&A 레이스를 같이 뛰고 있는 잠재인수자들이 당연히 많을 수록 좋을텐데, 전주페이퍼 잠재인수자가 SK에코플랜트와 LX인터내셔널 외 얼마나 더 있는지 모르겠지만(다른 기사 상으로는 태림포장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세아도 딜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SK에코플랜트의 이탈로 경쟁이 완화되면 프로그레시브 딜의 효과가 떨어지게 될 것이다. LX의 경우 HMM M&A에도 참여하고 있어서 가격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프로그레시브 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빗 딜의 특성 상 원매자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중간에 딜에 참여할 수 있기는 하다. 모간스탠리 입장에서는 전주페이퍼 보유기간이 오래된 만큼 이번에 산다는 데가 있을 때 적당히 exit할지, 아니면 추후에 다시 매각을 진행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은 모간스탠리PE가 운용하는 펀드가 투자한 국내기업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https://www.morganstanley.com/content/imweb/im/en-us/capital-seeker/teams/private-equity/private-equity-asia-team.html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portfolio 클릭 후 국가를 한국으로 선택하면, (이미 exit한 회사도 포함) 총 8개의 기업이 나온다.

 

- 이노션(광고회사) 소수지분 투자(2014년)

- 쌍용C&B 모나리자(화장지) 바이아웃(2013년)

- 놀부(음식점 프랜차이즈) 바이아웃(2011년)

- 전주페이퍼(신문지 등) 바이아웃(2008년) : 현재 프로그레시브 딜 진행 중

- 한화L&C (건자재, 現 현대L&C) 바이아웃(2014년) : 2018년 exit

- 현대로템(지하철 등) 소수지분 투자(2006년) : 2018년 exit (블록딜 매각?)

- 삼성생명(생보사) 소수지분 투자(2007년) : 2007년 exit (블록딜 매각?)

- 쌍용(상사, 現 GS글로벌) 바이아웃(2006년) : 2006년 exit -> 채권단 지분 매입 후 GS에 매각

 

경영권 인수, 소수지분 투자를 골고루 했는데,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딜의 경우 '06년에 현재 GS글로벌이 된 쌍용을 채권단으로부터 인수하여 곧바로 GS에 매각했다. 1년여만에 exit을 바로 했기 때문에 수익률이 매우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 후 '14년에 현재 현대L&C가 된 한화L&C를 매수, 적당히 가지고 있다가 '18년에 현대에 매각했다.

 

그리하여 바이아웃한 회사 중 현재 보유 중인 건 매각이 진행 중인 전주페이퍼, 놀부, 쌍용C&B 모나리자이다. 모두 인수한지 이제 10여년이 지난 상태이고, 전주페이퍼의 경우 15년 정도 된 셈이다. 2008년 당시 투자한 펀드는 아직 유지되고 있는지, 아니면 청산하고 대상회사 지분을 투자자들에게 정리했거나 했는지는 모르겠다. 보유기간이 상당한 만큼 수익률 계산에는 불리할 것 같다.

 

소수지분 투자의 경우 '07년 삼성생명 투자 후 exit, '06년 현대로템 투자 후 '18년 exit하였고, 지금은 '14년 투자한 이노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또한 투자기간이 오래되어 언제 exit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노션이 상장사이고 하니 장내매각이나 블록딜 매각 등으로 투자금 회수 자체는 가능할 것이다. 아니면 최대주주와 딜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홈페이지 업데이트가 잘 안돼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모간스탠리PE의 투자시기는 크게 세개로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i) 2006~2008년 쌍용 잘 사서 바로 잘 판 것 같고, 삼성생명 소수지분 투자도 바로바로 사고 팔고 마무리, 당시 투자한 현대로템은 시간은 좀 걸리기는 했지만 exit 완료. 이제 전주페이퍼 남았고, ii) 2011년 놀부 바이아웃(아직 보유 중), ii) 2013~2014년 쌍용C&B와 한화L&C 바이아웃, 이노션 소수지분 투자. 한화L&C는 exit했고, 쌍용C&B와 이노션 남음.

 

홈페이지 기준 '14년 이후로는 신규로 국내기업 M&A를 진행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기존에 투자한 건들 정리만 하는 모양새인데, 현재 매각 진행 중인 전주페이퍼를 포함하여 앞으로 놀부, 쌍용C&B 등 매각이 완료되고나면 모간스탠리PE가 국내시장 M&A 시장에 다시 어떤 모습으로 참여하게 될까? 그건 일단 나중 얘기고, 향후 보유 포트폴리오와 관련하여 어떠한 밸류업 활동을 진행할지, 매각이 성공적으로 잘 이루어지게 될지 궁금해진다.

 

지금 매각 진행 중인 전주페이퍼 딜부터 어떻게 마무리될지 연말에 리그테이블 나올때쯤 한번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