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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 이야기/경제기사 잡담

출산율? 정책보다는 사회문화적 변화가 중요하다(ft. Financial Times)

점심먹으러 가는 길에 무얼 들을까, 하며 삼프로TV 팟캐스트를 둘러보는데, 최근에 언더스탠딩에 최준영 박사님이 나와 출산율 얘기한 것이 있어 들어보았다. 믿고듣는 만물박사 최박사님! (지구본연구소 짱 ㅋㅋ)
 
한국의 출산율이 전세계에서 가장 낮고 안타깝게도 계속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기는 한데(작년 합계출산율 0.72, 올해 0.6대), 팟캐스트에서는 저출산의 다양한 원인, 다른나라의 상황 등 여러가지 얘기가 나왔지만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마지막.
 
출산율 회복은 불가능하다, (당연히 정책적으로든 뭐든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겠지만) 이제는 줄어든 인구가 효율적으로 사는 방법 또한 고민해야 한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출산율을 단번에 높이기 위한 신통방통한 해결책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그게 있겠는가...), 지금 대한민국이 문제다 미래가 없다 소멸한다, 하면서 대책 없이 우울한 말만 늘어놓는 다른 컨텐츠들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더 있을지 고민해보며 조금이나마 건설적인 얘기(ex. 일년에 몇달씩 되는 방학 줄이고 빨리 졸업시켜서 일하게 하자 등)를 시도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어서, 정책적으로는 정말 오랫동안 다양한 곳에 많은 돈을 쏟아부어왔는데(소득제한 없는 난임시술 지원으로 우리집도 그 혜택을 받고 있고...), 최근에 총선과도 맞물려서 1억지원등 헝가리식(혹은 부영식?) 지원정책 얘기도 나오고,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둥 이런저런 갑론을박이 많은 와중에,
 
팟캐스트에서 정책적 지원의 효과(없음)에 대해 다룬 파이낸셜 타임즈 기사를 인용한 것이 있었는데 나도 직접 한번 살펴보고 싶어 가져와봤다. (아래 링크를 따라가면 기사내용은 안보이고 구독하라고 뜰 수도 있어서 pdf도 함께 첨부한다. 구글에서 제목을 치고 들어가도 되겠다)
 

"Why family-friendly policies don't boost birth rates - Direct financial incentives are defeated by much stronger social trends"

 
https://www.ft.com/content/838eeb4e-3bff-4693-990f-ff3446cac9b2

Why family-friendly policies don’t boost birth r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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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ft.com

Why family-friendly policies don’t boost birth rates.pdf
2.08MB

 
K-pop 기사도 아니고 Korea가 이렇게 비중있게 다뤄지다니 슬픈 일이다...
 
팟캐스트에서도 언급됐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아프리카 제외)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팟캐스트에서 언급된 곳들은 우리나라 외에도 대만, 싱가폴(이상 "제로클럽(합계출산율 1 미만)"이라 명명하며 ㅎㄷㄷ), 중국, 태국 등...
 
FT 기사의 내용을 대충 요약하면, OECD 평균으로도 그렇고 많은 국가들이 가족친화적인 정책에 대한 지출을 늘려왔는데도 합계출산율은 떨어졌다, 가족친화적인 정책과 출산율 사이의 상관관계는 약하다, 출산율은 문화적 요인과 더 관계가 있다, 이다. (오랜만에 R square 등장)
 
임금대비 양육비 비중, 유급 육아휴직 기간, 정책지원금 수준 등 정책적(금전적?)인 요소들은 r square 0.00 ~ 0.16 수준으로 사실상 출산율을 거의 설명하지 못하는 반면, 엄마의 양육시간 비중, 3시간이상 숙제하는 아이 비중, 커플로 같이사는 젊은이(?) 비중 등 문화적 요소들은 r square 0.35 ~ 0.44로 출산율과 높은 상관관계(사회과학에서 이정도면 높은 거라고...)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외였던 건, 엄마의 양육시간이 길어질수록 (육아가 힘들다는 뜻인지) 출산율이 내려간다는 것이었다)
 
또 흥미로웠던 그래프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육아가 굉장히 빡세졌다(?)는 것인데, 한국, 캐나다 등은 엄마의 양육시간이 하루에 4시간 수준, 독일, 영국, 미국 등도 3시간 이상으로, 소위 헬리콥터 육아(헬리콥터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그와중에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의 엄마 양육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2시간!으로 역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그 외, 미국과 영국 30대 중반 여성 중 애 없는 여성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그래프도 동지의식(?)이 느껴지면서, 역시 그렇구나, 싶었다.
 
해당 기사의 마지막 문단을 아래에 옮겨본다.
 
Birth rates in liberal, developed countries look exceptionally unlikely to return to replacement level any time soon. If they miraculously do so, it will most likely be due to broad social and cultural shifts, not policy. There's nothing wrong with governments pursuing family-friendly packages for other reasons but if they're fretting about ageing and shrinking populations, then they need to find other solutions.
 
역시나 구체적인 해결책 제시없이 문제제기만 하고 끝이 났지만(당장 헬리콥터 육아를 줄이고, 아이들 숙제를 줄이고, 같이 사는 젊은이들을 늘리는 방법(?)이 뭐가 있겠는가... 아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부정책을 그만 펼치란 얘기도 아니다), 2세를 가져보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관심이 가서 살펴본 오늘의 기사이다.
 
P.S. 나도 프랑스맘들처럼(?) 쿨한 육아를 지향해봐야지(!) (으잉???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