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더벨에 들어가서 어떤 이야기들이 있나 살펴보는데, 역시나 하반기, 아니 올해 가장 빅딜이 될 HMM M&A 기사가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최근 매각측(매각주간사 삼성증권)에서 예비입찰을 받았고, 그 결과 네 군데가 참여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예비입찰자들 중 본격적으로 예비실사 등을 진행할 입찰적격후보(short list) 선정이 임박한 상황이다. 아마 삼성증권이 산업은행 등 매도자들과 함께 바쁘게 협의하고 보고하고 숏리스트 발표를 위한 작업을 한창 하고 있을 것이다. (네곳 중 외국기업 빼고 나머지 세곳이 모두 숏리스트로 선정될 듯)
예비실사를 진행하려면 각 잠재인수자별로 분야별 실사를 진행할 자문사들을 선정해야 한다.
보통은 회계자문, 세무자문(일반적으로 회계자문과 같은 법인, 다른 팀이 수행), 법률자문 이렇게 세 분야의 자문사 선정은 기본이고, 여기에 별도로 인수절차를 총괄하고 대상회사 밸류에이션 등을 진행할 재무자문(매수자문)을 추가하기도 한다.
회계자문, 세무자문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회계법인(특히 대형 딜일수록 삼일, 삼정, 한영 등 빅펌)이, 법률자문은 김앤장, 태평양, 세종과 같은 법무법인이, 재무자문은 모건스탠리, 삼성증권 등 국내외 IB가 수행한다.
이 밖에도 매수 측에 컨설팅펌이 자문단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는데, 컨설팅펌은 대상회사에 대한 산업, 비지니스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인수후 경영계획 수립이라든지 매수자와 대상회사 간의 시너지 분석 등 실사 및 전략컨설팅을 담당하게 된다. 간혹 드물게는 기술실사 등 특별히 전문적인 분야별 실사가 필요한 경우에 관련 자문기관이 참여하기도 한다.
잠재매수자 측에서는 자문단이야 화려하고 많으면 좋겠지만, 결과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어 최종 인수자가 되지 못하면 대상회사를 알아보느라 돈만 쓴 것이 되기 때문에, 필요한 규모로 적절하게 자문단을 꾸리게 된다.
규모가 크지 않거나 대상회사가 동종업계여서 잘 아는 경우라든지 특별한 경우에는 극단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자문사 다 없이, 계약서 작성 등만 도움을 받을 법률자문사만 선정하는 사례도 있다. M&A 경험이 많은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의 경우 회계사, 변호사, 금융권 출신 등으로 꾸려진 M&A 전담팀을 운영하기도 해서, 이런 경우에는 IB 등 자문사가 할 역할을 기업 내부 직원들이 수행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매수측 자문단과 관련된 얘기였는데, 매각측도 마찬가지로 보통 회계자문, 세무자문, 법률자문을 담당할 자문단을 꾸민다. (매각측은 특별히 컨설팅펌 선정까지는 필요 없을 것이다)
정리하면, M&A 할 때 (잠재)매수측, 매각측 모두 대상회사에 대한 실사 및 거래조건 협상, 계약서 작성 등 M&A 프로세스 전반을 자문할 각자의 회계, 세무, 법률, 재무자문사 등을 선정하고 M&A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더벨에 아래와 같이 잠재인수자별 회계자문사 선정과 관련된 기사가 있었다.
더벨 - 국내 최고 자본시장(Capital Markets) 미디어 (thebell.co.kr)
잠재매수자 숏리스트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숏리스트에 올라 다음 단계로 예비실사를 진행할 각 잠재매수자별로 회계(+세무)자문사를 어디로 선정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일단 매각측은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한 상황이라, 딜 자체가 성사만 된다면 삼일회계법인은 리그테이블 상 HMM 자문실적을 무조건 챙기게 되는 거고,
잠재매수자 측은 아래와 같이 회계법인을 선정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기사에 언급돼있다.
1. 하림-JKL 컨소시엄 : 한영
2. 동원 : 삼정
3. LX : 삼정이 유력
이번 딜을 하림-JKL이 따가면 HMM 회계자문 실적은 한영이, 동원 또는 LX가 딸 경우에는 삼정이 가져가게 된다.
기사는 동원과 LX가 모두 삼정을 선정한 배경에 주목했는데, 삼정이 과거 HMM(현대상선) 채권단 워크아웃 진행 당시에 경영정상화 실사를 담당한 점을 주요 포인트로 지목했다. (워크아웃과 경영정상화 방안(워크아웃 플랜)에 관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다)
삼정이 경영정상화 실사를 했었기 때문에 대상회사인 HMM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는 얘긴데, 사실상 아무리 같은 회사(삼정)라고 하더라도 당시 경영정상화 가능성검토 최종보고서같은 걸 아무나 막 조회할 수 있게 되어 있지도 않을텐데, 글쎄 당시에 경영정상화 업무를 진행했던 담당자가 이번 매수자문 팀에 포함될 수도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같은 조건이면 경영정상화 실사 경험이 있는 법인이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지 않겠냐는 판단은 있었을 수도 있다.
게다가 아무리 경영정상화 실사를 진행한 삼정이라도 한 법인이 매수경쟁 중인 동원, LX 모두를 자문하게 되면 각 담당팀 간의 비밀유지는 당연한 거지만 절대절대 중요할 것이다. 동원이 이미 삼정을 선정한 상황에서 LX도 삼정(의 다른 팀)을 선정하려고 하는 것에는 경쟁사와 같은 법인임에도 대상회사에 대한 업무경험이 있는 곳이 더 낫다고 봤을 거라고 추측하는 것이다. (한 법인이 같은 딜에서 두 고객을 각각 담당하는 것은 법인 내부검토 후 문제 없다고 판단할(필요 조치를 취할) 경우 가능할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각 잠재매수자별로 자문단을 꾸린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고, HMM M&A 진행상황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체크할 필요가 있겠다.
올해 HMM 딜이 본계약(SPA) 체결 또는 클로징(잔금지급)이 된다면, 이 빅딜로 인해 회계자문(및 다른 자문분야) 리그테이블에도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지 살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워낙 규모가 큰 딜인 만큼, 기회가 된다면 잠재매수자의 자금조달계획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HMM이 좋은 주인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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