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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 이야기/경제기사 잡담

티메프(티몬, 위메프) 회생절차 개시, 회생 진행상황, 회생과 파산 사이(회생절차 개시결정 공고, 사건진행내용, 서울회생법원, 법정관리, 계속기업가치, 청산가치)

올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올해의 주요사건이라고 하면 티메프(티몬, 위메프) 사태가 빠지지 않을 것 같다.

 

연일 쏟아지는 다양한 이슈 속에서 티메프 기사가 조금 잦아드는가 싶더니 최근에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났다고 하여 관련 내용을 찾아보았다. (예전에는 법정관리라고도 얘기했다)

 

회생절차 진행상황은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사건번호 확인을 위해 대한민국 법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공고 게시판에서 티몬, 위메프가 채무자인 사건을 찾는다. 기사에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9/10에 났다고 되어있어서 그날짜로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절차 개시결정 공고를 확인할 수 있다.

 

티몬 회생절차 개시결정 공고.pdf
0.14MB
위메프 회생절차 개시결정 공고.pdf
0.14MB

 

채무자 티몬의 회생 사건번호는 2024회합100105, 채무자 위메프의 사건번호는 2024회합100106이다. (서울회생법원)

 

공고에 따르면, 두 회사 모두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이 올해 12월 27일이다. 보통 회생절차 개시결정일로부터 3개월 정도 후에 회생계획안 초안이 나오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케줄인 것 같다. (가끔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이 미뤄지기도 한다)

 

사건번호를 확인했으니 전자소송 사이트에 들어가서 조금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사건일반내용>에서는 채권자 등 당사자들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티몬, 위메프 플랫폼에 입점하고 대금정산을 못받은 수많은 상거래채권자, 결제과정에 참여한 카드회사 등등의 리스트가 나온다.

 

티몬의 경우 현재기준 채권자가 35,348명으로 나온다. 이건 티몬 쪽에서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할 때 제출된 리스트에 이후 추가된 리스트일 것이고, 회생채권자 등 목록 제출기한이 10/10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채권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3만5천여명이라니... 정말 많다... 전자소송 사이트에도 채권자가 너무많아 전부 뜨지는 않고 999번째까지만 뜬다.

 

보통은 회생절차 개시결정 문서가 채권자들에게 우편으로 가는데, 이 사건은 채권자 수가 물리적으로 너무너무 많기때문에 결정문이 송달되지 않고 위와 같은 공고로 갈음되었다. 나중에 회생계획안 초안 나오면... 페이지수가 진짜 어마어마하게 많을 듯... ㅎㄷㄷㄷ

 

티몬 대리인은 법무법인 지평, 채권자 대리인은 법무법인 광장, 태평양 등 채권자별로 여러군데가 선임되었다. 정말 이해당사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사건인 듯...

 

티몬 사건일반내용.pdf
2.80MB

 

위메프도 비슷한데, 현재기준 채권자가 41,924명이다. 티몬보다 더 많다. 채권자 리스트를 보면 문화상품권 회사도 있고, 한샘, 11번가, 롯데쇼핑, 한화갤러리아, 인터파크, 아모레퍼시픽, 야놀자, 엘지생활건강, 삼성전자, 네이버, 교보문고 등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회사들도 정말 많이 포함돼있다. 위메프 대리인도 역시 지평이다.

 

위메프 사건일반내용.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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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진행내용>을 살펴보면, 애초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가 접수된 건 7/29이다.

 

지금이 9월 중순이니 한달도 더 지나서 회생절차 개시결정(9/10)이 난 거다. 회생절차 개시 신청부터 개시 결정까지 이렇게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한데, 보통은 몇주안에 개시결정이 난다. 티메프같은 경우에는 당사자수도 워낙 많고 검토할 것도 많아서 한달 넘게 걸린 것 같다. 이정도면 생각보다 빨리 법원에서 결정을 해준 것 같기도 하다.

 

7/29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있고나서 바로 다음날 7/30 포괄적 금지명령과 보전처분결정이 내려졌다. 앞으로 채무자 재산과 관련해서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대금지급을 하거나 재산처분을 할 수 있다. 

 

9/10 회생절차 개시결정과 더불어 조사위원의 선임, 조사.제출.보고명령이 이루어졌다. 조사위원은 어디가 맡았으려나? 보통은 삼일같은 회계법인이 맡는다. 티메프 규모 등을 생각했을때 주요 회계법인에서 맡았을 것 같다.

 

조사위원이 작성한 조사보고서에서 티메프 각각의 계속기업가치, 청산가치가 추정된다.

 

티메프가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할 때 개시신청서에서 채무자인 본인들이 판단하기에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더 높기 때문에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낫다는 내용으로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을텐데(그래서 법원에서 회생절차 개시 결정도 내려줬을 것이고), 이제는 선임된 조사위원이 제3자 입장에서 더 객관적이고 면밀하게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추정하게 되는 것이다.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 상으로 계속기업가치가 더 높다고 나와야 회생절차는 폐지되지 않고 계속 진행된다. 회생절차가 계속 진행될 경우 조사보고서 내용 상당부분이 향후 작성될 회생계획안의 토대가 된다.

 

티몬 사건진행내용.pdf
1.06MB
위메프 사건진행내용.pdf
1.05MB

 

앞으로 티메프의 회생절차는 원활하게 잘 진행이 될까?

 

관련해서 아래 기사내용에 나도 어느정도 공감하는 바이다.

 

티메프가 채권 재조정만 해주면(회생채권 일부탕감 등), 고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면서 향후 10년간 채권변제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회생절차를 종결할 수 있는 상황일까? 

 

쉽지 않아보인다. 보유현금 규모도 그렇고(너무 적고), 현재 국내 이커머스 산업 상황이나 티메프의 산업 내 회사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말이다... 

 

아마 티메프가 제출한 회생절차 개시신청서에도 정상영업을 통한 채무변제가 아니라 M&A를 통한 외부자금 수혈 후 경영정상화하는 방향으로(그렇게하면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을 것이라는 논리) 내용이 작성됐을 것이다. (뇌피셜...)

 

티메프 인수에 관심있는 회사가 있을까? 알리, 테무같이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종종 (적자회사 인수를 통한) 절세 효과를 누리고 회생절차 진행 중인 기업에 관심을 갖는 곳들도 있기는 하다. 그런데 하고많은 회사 중에서 엮인데도 많고 사회적으로도 이슈되는 티메프를 굳이 선택할까?

 

가격 메리트를 생각해서(M&A 인수가격이 쌈) 회생 진행중인 회사들 위주로 M&A 하는 곳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가격뿐만 아니라 회생절차 진행 중인 M&A 대상회사가 자체 경쟁력(기술경쟁력, 시장내 지위 등)을 보유하고 있을 때에 한정된다.

 

"파산 가능성 여전"…티메프, 회생 성공 시나리오는 - 파이낸셜뉴스 (fnnews.com)

 

"파산 가능성 여전"…티메프, 회생 성공 시나리오는

[파이낸셜뉴스] 티몬·위메프(티메프)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됐지만 여전히 파산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로 신뢰를 잃은 티메프가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

www.fnnews.com

 

결국 조사보고서든 회생계획안이든 M&A를 전제로 작성이 될텐데, 단지 괜찮은 회사가 티메프를 사가면... 하고 가정해서 작성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시장에서 잠재인수자를 물색한 후 진정성 있는 후보가 몇군데(한군데라도) 나와야 대략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계속기업가치도 추정하고 채권자별 변제율도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진행 중인 회생절차가 폐지되고 파산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티메프 회생절차가 개시는 됐지만, 말그대로 이제 시작인 거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무수한 입점업체들을 포함해서 상거래채권자들 입장에서는 100% 변제는 못받겠지만 그래도 회생이 진행되는 것이 파산하는 것보다 무조건 낫다. (회생계획안 인가받을때 저 수많은 채권자들 동의 받는 것도 진짜 보통일이 아닐 듯... ㅎㄷㄷ)

 

위 기사에서도 나와있지만, 무담보채권자인 상거래채권자들은 보통 회생계획안에서 변제율이 30% 내외가 된다고 했을 때 파산으로 넘어가면 채권액의 30%는 커녕 거의 못받기 때문이다. (티메프같은 경우에 M&A 인수가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상거래채권자 변제율이 30%까지도 나올지 모르겠다... 이것또한 나의 뇌피셜임...)

 

일단 회생계획안 제출기일이 12/27이니, 그리고 그 전에 조사보고서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티메프 회생절차는 올해가 가기 전에 어느정도 윤곽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해관계자들이 정말 많은 사건이니만큼 조속히 잘 해결이 되어야할텐데... 그래도 티메프가 상거래채권자들에게 줄 돈을 M&A 매매대금에 써서 그렇지 사태 직전까지는 정상영업을 해왔던 곳이니만큼(경영상에 다른 큰 문제들은 아직까지 보도되는 내용은 없는 듯?) fit이 맞는 인수자가 나타나 회생계획안 인가 및 회생 졸업까지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