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1월 난임클리닉 나혼자 첫 방문(난임검사 : 부인)
# '24.4월 난임클리닉 남편과 같이 방문(난임검사 : 남편)
# '24.5월 난자채취 및 배아동결, 그리고 자궁경수술
# '24.7월 배아이식 및 1,2차 피검사(임신확인) 후 현재 임신 8주차(1/2)
어느덧 네번째 난임일기이다.
지난 5월에 난자채취 후 쓰는거니 거의 3개월 만에 쓴다.
5월말 자궁경수술 후 생리때를 기다렸다가 6월에는 이식 준비하느라 병원 몇번 간 것 외에 특별한 건 없었고, 7월에 배아이식 후 두번의 피검사로 임신사실을 확인하고나서부터는 포스팅을 12주 지나서 안정기가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할까 고민도 잠깐 했는데, 너무 나중에 쓰면 또 기억이 잘 안날까봐 8주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시점에 한번 해보기로 한다. 마침 지금 입덧도 조금 괜찮으니... ㅎㅎ
나는 배아이식 전에 자궁경수술을 해야했어서 배아를 동결해두었다. 그래서 이식 없이 신선 1차(정부지원금 한도 110만원)가 종료되었다.
많은 블로그 난임일기들을 보면서 몇차 몇차 하는게 어떤 기준인지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배아를 동결하게되면 이식 없이도 1차가 소진된다. 다음 생리 시작하고 동결배아 이식스케줄을 진행하기 전까지 다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결정통지서> (이번에는 '동결'로... 동결의 경우 정부지원금 한도는 50만원이다)를 발급받아 병원에 제출해야 한다.
신선 1차때는 처음이라 하남시보건소(미사보건센터 모자보건실)로 직접가서 지원통지서를 받아왔었는데, 이번 동결 1차는 보건소 방문없이 정부24에서 난임지원금을 신청했다. 내가 인적사항 등 입력하고 클릭클릭 넘어가면 남편이 별도로 또 들어가서 클릭 한번 해줘야 한다. 그러면 곧 지원통지서를 출력할 수 있다.
5월말 자궁경수술을 진행하고서는 이식준비를 위해 다음 생리를 기다려야했다. 원래 나는 생리주기가 비교적 정확한 편인데, 생각보다 생리가 조금 늦어지는 것 같아서 조금 신경이 쓰였다. 빨리 이식하고 싶어서 생리를 너무 기다렸더니 더 그렇게 느껴진 건지... (살면서 이렇게 생리를 오매불망 기다려본 적은 처음일 듯 ㅋㅋ)
네이버에서 '자궁경 생리 늦어져요' 뭐 이런 식으로 검색을 좀 해봤더니 실제로 자궁경수술 후 일주일 정도 생리가 늦어졌다는 후기가 몇개 보여서 좀더 마음을 다잡고 기다리기로 했고, 신기하게도 나도 한 일주일 정도 늦어진 생리가 곧 시작되었다. 그게 6월 중순이었다.
* 이쯤에서 잠깐... 자궁경수술은 왜 하는 것인가?
이 부분은 사실 나도 아직까지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ㅋㅋㅋ 특별히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걸 제거하려고 한다는 느낌보다는(보통 수술을 한다고 하면 그럴 것 같은데...) 이식후 배아가 자라나기 좋은 환경을 미리 준비해주는 거라고 해야하나?
시험관시술을 하는 모두가 자궁경수술을 하는 건 아니고, 나같은 경우에는 초음파 상으로 보기에 자궁이 깨끗하지 않아서(?), 뭔가 지저분한 것들이 비춰지는 것 같아서, 자궁경수술로 직접 한번 들여다보고 제거할 것이 있으면 제거하고 전반적으로 자궁을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다.
뭔가 "수술"이라고 하니까 조금 엄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은데(살면서 수술 한번도 안해본...), 나중에 다른 병원에서 시험관을 진행한 친구와 얘기를 하다보니 그 친구도 자궁경수술을 했다고 하더라(그 병원에서는 많이들 한다고...). 결론은, 꼭 큰 문제(?)가 있지 않더라도 배아이식 전에 자궁경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다시 이식얘기로 돌아가서...
그래서 6월 중순에 생리확인 후 병원에 가서 처음으로 '프로기노바'라는 먹는 약을 처방받아왔다. (주사는 없었다) 나는 아마도 "인공주기"로 진행하는 것 같았다.
병원에서는 사실 의사선생님이 꼭 필요한 말씀만 해주시고, 나도 특별히 선생님께 이것저것 여쭤보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항상 따라갔었는데, 어쩌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후기 등을 통해서 내가 하는 것이 자연주기가 아니라 인공주기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ㅋㅋ
프로기노바를 먹으면 난포가 자라는게 억제되고 그래서 배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같고, 중간중간에 병원에 가서 자궁내막 두께를 잰 다음 내막이 적당히 두꺼워지면 배아이식 날짜를 잡고 이식을 진행하는 방식이라는 것 같았다. (이상 검색결과 알게된 내용 ㅋㅋㅋㅋ) 자연주기에 비해 병원 방문을 덜 해도 되고, 약속한 날짜에 이식을 진행하는 거라 간편하다고(?) 함...
사실 나는 난자채취때 과배란주사 맞는 것보다 프로기노바를 정해진 시간에 먹는 게 더 어려웠다(?) ㅋㅋㅋㅋ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선생님이 하루에 약을 3번 먹으라고 하셨는데, 8시간에 한번씩 먹는게 은근 어려웠음... ㅋㅋㅋㅋㅋ 자다 일어나서 먹고 해야해서 사실 8시간에 한번씩 딱딱 맞춰먹지는 못하고, 약 복용시간이 앞뒤로 30분~1시간 정도 오차가 있었던 것 같다 ㅋㅋ
그래서 그랬던 건지... (는 아니고, 원래 나같은 '난저' 는 약발과 상관없이 난포가 커지기도 한다는 카더라...) 병원에 가서 자궁내막을 재는데, 갈때마다 난포가 계속 커져있었다... ㅎㄷㄷ 난포가 커지니 배란도 있을 예정이어서 이식예정일 며칠전에 '인공주기'가 '자연주기'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원래(인공주기)는 자궁내막이 어느정도 두꺼워지고나서 언제 이식하자, 하고 이식스케줄을 잡고 진행하는 거였는데, 자연주기로 바뀌게 되면서 배란을 기다렸다가 배란 후 5일이 지난 날(지금 동결해둔 배아가 5일배양이기 때문에)에 이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시험관은 기다림의 연속이지만(지금보면 임신해도 기다림의 연속, 출산해도 기다림의 연속인 듯 ㅋㅋㅋ), 얼른 이식하기만을 기다려왔던 나(와 남편)는 이식일이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살짝 우울해졌다 ㅋㅋㅋㅋㅋ 그나마 '인공'보다는 '자연'이 어감이 좋으니 더 잘됐다...며 근거없이 화이팅했다 ㅋㅋㅋㅋ (인터넷에 보면 인공, 자연 뭐가 더 좋고 차이는 없다더라 ㅋㅋㅋ)
시험관 해본적도 없으면서 ㅋㅋ 얼른 임신해서 남편 만나러 가야지, 하는 생각밖에 없던 나는 그저 채취하고 이식하고 임신확인까지 뚝딱뚝딱 진행되면 그 전체기간이 한두달컷일 거라고 막연히 기대했었던 것 같다 ㅋㅋㅋㅋ 채취후 신선이식을 하면 그럴 수도 있는 것 같았지만, 반대로 채취부터 쉽지않은 경우도 많은데 뭘 믿고 그런 야무진 기대를 했는지...
일단 인공주기가 자연주기로 바뀌면서 이식일이 늦어졌다는 것도 조금 우울했지만, 뭔가 원래 하려던 게 잘 안돼서 중간에 방식이 바뀌었다는 것도 약간 찝찝하게(?) 느껴진 게 사실이다 ㅋㅋㅋ 굳이 요약하자면, 프로기노바를 먹었는데 난포가 왜 자란 거냐는 건데 ㅋㅋㅋ 뭐 어쩌겠는가... ㅋㅋ
배란을 기다렸다가 이식일을 다시 잡자는 얘기를 들은 날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처럼 인공주기가 자연주기로 바뀐 사례들이 있는지 폭풍검색에 들어갔다 ㅋㅋㅋ 궁극적으로는 '이렇게 해도 임신이 잘 되는지'가 궁금했던 것일텐데, 그런 글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나같은 케이스가 없는 건 아니었다. (난저의 경우 프로기노바를 먹어도 난포가 크기도 한다는 얘기를 이때 봤다. 카페 댓글 의견임 주의 ㅋㅋㅋ)
어쨌든 의사선생님이 문제 있다고 한 것도 아니고(이식이 취소된 것도 아니고), 나의 시험관 제1원칙은 내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한다,이기 때문에 뭐 어쩌겠는가? 당시로선 이식이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동결배아 해동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이식이 취소된다, 뭐 그런 류의 걱정은 앞서 하지 않기로 함 ㅋㅋㅋ)
자연주기로 바뀌면서, 내막두께뿐만 아니라 배란일을 확인해야 해서 인공주기때보다 더 수시로 병원을 방문해야 했다. 원래는 7/4(목)에 자궁내막 및 난포크기 확인후 7/9(화)에 이식을 하려던 일정이었다면(인공주기), 실제로는 7/4(목)에 자연주기로 변경한후 7/6(토)에 배란여부 확인(배란 없었음), 다시 7/8(월)에 배란여부 확인(주말에 배란이 있었음을 확인함) 후 배란일+5일(or 동결배아 해동후 하루 지나서 6일이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이 되는 7/12(금)에 드디어 이식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인공주기상 7/9(화)에 이식하려던게 자연주기로 바뀌면서 7/12(금)에 이식하게 된 거니 3일밖에 안늦어진 건데 ㅋㅋㅋ 일주일 전에는 이식 늦춰진다고 뭐 그리 우울해했었는지... ㅋㅋ
아까 앞서 걱정하지 않기로 했던(그러면서도 은근히 신경썼을...), 이식 당일에 동결배아 해동에 문제가 생겨 이식을 못하는 일은 다행히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동결배아 2개를 이식했다. 병원에서 배아 사진도 주셨는데, 하나는 감자, 하나는 눈사람이었다. ㅎㅎ (마곡쪽에 '감자와눈사람'이라는 병원도 있다고... ㅎㅎ)
이식은 채취때와는 달리 마취도 없이 진행이 됐는데, 선생님 솜씨가 좋으셔서 그런지 아프지도 않고 금방 끝났다. 후기들 보면 5분컷이라고도 하던데, 나의 경우는 5분까지는 아니고 한 10분쯤 걸렸으려나?
이식후 침대에 잠깐 누워있으면서 배아 사진을 보고있자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이식할 때까지 잘 버텨준(?) 두 배아에게 고맙다, 수고했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ㅎㅎ
* 동결배아 2개를 이식한 건에 대하여...
의사선생님이 나는 동결배아 2개를 이식할 거라고 하셨다. 2개면 쌍둥이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에, 평소에 거의 질문을 안하던 내가 이건 확인해야해! 하고 여쭤본게, "그러면 혹시 쌍둥이 가능성도 있는 거 아닌가요?" (남편과 나는 나중에 둘째를 갖게된다 하더라도 쌍둥이는 안돼... 입장이었다 ㅋㅋㅋ 힘드니까 ㅋㅋㅋㅋㅋ)
선생님은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고, 내 상황상(아마도 고령+난저...) 두개를 이식하는게 하나라도 임신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하셨던 것 같다... 선생님 답변은 정확하지는 않고, 그저 그때 느낌은 대충 요약하면 '두개 넣어도 하나 될까말까'라는 뜻 같았다. ㅋㅋㅋ
그래... 두개 넣어서 둘다 된다고 생각하는게 더 가능성 없는 얘기지... 남편에게도 대충 그렇게 알려주고, 그래도 피검사하고 아기집 확인할 때까지 맘속에 백퍼 쌍둥이가 아닐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는 후기 ㅋㅋ
결론적으로 단태아 임신이 되었으니 역시 그저 병원에서 하자는 대로만 잘 따라가면 된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다 이유가 있겠지... 하며 ㅋㅋㅋㅋ 다시 생각해보면, 그러면 하나만 이식하실래요? 하고 선택권을 주지 않아서 더 다행이었던 것 같다. (그랬으면 네, 라고 했을 우리... ㅋㅋㅋ)
나중에 유명한 모 난임전문의 유튜브에서 보니까, 고령의 산모에게는 쌍둥이 임신 자체도 위험한 거여서 쌍둥이 임신을 의도하지는 않는다고 하고, 시술과정에서 쌍둥이 확률이 있을 경우에는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선택권을 주고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이지만...)
친구들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남들은 임신확률 높인다고 더 많이 이식할 수 없냐고도 한다는데... 여하튼 감자녀석이 될지 눈사람녀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누구하나 잘 착상되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원래는 이식 후 증상, 피검, 임신확인 후의 내용들까지 써보려 했으나 인공주기 자연주기 썰로 글이 너무 길어진 것 같아서 이식 후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보도록 하겠다.
* 현재(동결배아 이식)까지의 주요 비용(누계, 건강보험 등 제외한 순수하게 내가 '결제'한 금액 기준)
- 난임검사 1,220,240원(부인 593,400원, 남편 626,840원)
- 과배란주사~배아동결 937,960원(신선1차 지원금 110만원 소진 후 금액)
- 자궁경수술 467,000원
- 동결배아 이식 557,050원(동결1차 지원금 50만원 소진 후 금액)
- 엽산 등 영양제 346,100원(코큐텐, 활성엽산 등 추가구매)
-> 총 3,528,350원
신선(110만원)과 동결(50만원) 정부지원금 한도금액 차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채취때에 비해서는 이식때가 비용이 덜 들었다. 내가 결제한 금액도 이식때 더 적었다.
물론 시험관시술이 건강보험 적용되기 전부터 고생한 많은 난임 선배님들이 계시지만... 시험관 고차수가 되면 정부지원금을 적용받고도 비용부담이 적지 않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당연히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금전적인 부담을 모른척하기도 어려운 듯하다... ㅜㅜ
그저...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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