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남겨두면 좋을 것 같아 써본다, 난임일기 ㅎㅎ
그동안 블로그에서, 카페에서 많은 사람들의 난임일지, 임신후기를 봐왔었는데, 사람마다 워낙에 케바케이다보니 나의 포스팅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 시험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나로서는) 워낙에 모든게 다 복잡하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많은 것 같고 그래서,
아, 가장 중요하게는, 시간이 남아돌아서 ㅋㅋ 시험관 진행 중간중간에 한번씩 포스팅을 해보기로 한다.
* 이 블로그는 당초 투자로그, 경영경제 이야기를 주제로 포스팅을 할 생각이었으나, 나의 다른 블로그가 내 신원이 밝혀지는 바람에 난임일기를 오픈하기에 아직은 조금 쑥쓰러워서, 개점휴업 분위기의 이 블로그에서 익명성에 기대어 이얘기 저얘기 해보려고 한다. ㅎㅎ
나중에 이 여정을 다 끝내고나서, 아, 이때 이랬었지, 하면서 남편과도 즐겁게 추억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날이 빨리 왔으면 ㅋㅋ?? 벌써부터 이러면 안되는 건가... ㅎㅎ)
# '24.1월 난임클리닉(서울아이앤여성의원) 첫(나혼자) 방문(난임검사 : 부인)
시작은 생리때문이었다.
주기가 되면 칼같이 생리를 해오던 나였는데, 내 기억으로는 미국에 있었을 때 환경변화 때문인지 한 두세달 건너뛴 적이 있기는 했으나, 곧 주기가 정상적으로 돌아왔었다.
이번에도 해외에 정착한지 몇달 안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환경변화때문인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수도 있었지만, 어느날은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더니 (나이도 삼십대 후반이고...) 혹시 조기폐경이면 어떡하지??? 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으잉??? 하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더랬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실체없는(?) 걱정이 멈춰지지 않았는데, 마침 1월에 한국에 들어가는 일정이 있어서 바로 산부인과를 예약했다. 간 김에 난임 관련 상담도 받아보면 좋을 것 같아서 네이버에서 난임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을 찾던 중 집에서 가까운 곳에 개원한지 오래되지 않은 병원 한곳이 눈에 띄었다.
주변에 시험관 시술한 사람이 무척이나 많아서 여기저기 지점(?)도 있는 크고 유명한 병원들 몇군데를 들어본 적이 있기는 했었는데, 그나마 조금 가까운 곳이 송파에 있기는 했으나 왜인지 모르게 나는 그저 조금이라도 더 가깝고 대기시간이 너무 길지 않은 곳으로 가고싶었다.
네이버에 나온 정보, 병원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살펴보고, 선생님들의 약력이나 난임 졸업생들(?)의 후기를 몇개 확인한 뒤 서울아이앤여성의원으로 결정했다.
비행기는 아침 일찍 인천에 도착한다.
오랜만에 9호선 출근지옥을 경험하고 짐놓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선생님이 초음파로 보시더니 배란이 있었다고, 생리는 곧 할 거라고 하셔서 1차적으로 마음이 놓였다. (그러고서 정말 거의 하루이틀만에 바로 생리가 시작됐다!)
그런데 선생님 말씀이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란다. 난소기능검사(AMH 검사라고 하던가...) 수치가 낮아서(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난소기능저하의 약자인지 다들 '난저'라고 부르더군) 시험관으로 바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이 수치가 어떤 의미인지 잘 몰라서 눈만 꿈뻑거리고 있었는데, 연령대별 평균 수치, 상위 몇프로, 하위 몇프로 수치, 그리고 이 수치가 나이가 들수록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띤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을 듣다보니, 아, 나에게 남아있는 난자가 별로 없다는 뜻이구나, 싶었다.....
즉, 수치가 높을수록 대략 내인생 앞으로 남은 난자수가 많다는 뜻이었는데, 나는 내 또래 평균보다도 낮았고, 나이도 많았다.
남편과는 앞으로 1~2년 뒤 귀임시기 즈음에 맞추어 가족계획을 하자, 하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1~2년도 사치인 것 같은 수치 앞에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더 웃겼던(?) 건, 이날 난소기능검사를 하려고 피도 뽑고 하기는 했는데, 상기 내용은 선생님이 몇개월전 나의 건강검진 결과서를 가지고 얘기를 해주셨다는 것이다. 즉, 나는 나의 난소기능검사 결과를 몇달전에 받아봤음에도(이걸 이미 알고있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지도 모르고 룰루랄라 남편과 함께 해외로 갈 준비를 했던 것... 그때 이 수치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알았더라면 한국에 있으면서 바로 시험관을 시작했을텐데, 싶었다.
난소기능검사는 작년 건강검진때 무지성으로 선택항목 체크하고 처음으로 해본 것이었다. 당장 가족계획이 없었다보니 특별히 산부인과도 안갔었는데, 2세계획이 아직 없더라도, 미혼이더라도 난소기능검사도 해보고 산부인과도 다니라고 이제는 주변에 적극적으로 얘기하고 싶다. 하긴, 나도 수많은 선배들이 미리 검사도 받고 병원도 가라고 하는 얘기 귀에 피나도록 들었는데도 다 흘려버렸었다... 다들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다가도 시험관 몇번이고 해서 임신에 성공하길래 원하면 40대고 50대고 병원 다니면 결국엔 다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다.
어쨌든, 가능성은 다소 낮더라도 불가능한 건 아니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더 늦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다.
선생님의 소견을 남편에게 전했다. 남편도 검사가 필요하므로 우리의 4월연휴 여행지는 자연스럽게 한국으로 정해졌다. 원래는 두바이, 아부다비 가려고 했었는데, 지금 다른데 여행다닐 때가 아님...
이번에 다시 실시한 난소기능검사 결과도 몇달전 건강검진 결과와 같이 빠른 시험관 시술의 시작을 촉구했고(? 표현 무엇... 번역기냨ㅋㅋ), 나는 한국에 들어와있는 동안 나팔관검사까지 난임진단(여성)에 필요한 검사를 모두 진행할 수 있었다.
향후 참고목적으로 비용을 나열해보면 아래와 같다.
- 병원 호르몬검사 처음(생리전) 325,350원
- 병원 호르몬검사 추가(생리중) 16,100원
- 병원 나팔관검사(생리후) 251,950원
- 약국 항생제(나팔관검사후) 2,400원
- 약국 DHEA 2박스(200캡슐) 및 코엔자임큐텐 1박스(60캡슐) 90,000원
- 인터넷주문 코큐텐(약국과 같은것) 1박스(60캡슐) 35,000원
- 인터넷주문 활성엽산 6박스(6개월분) 69,800원
정리하면, 난임검사(부인) 593,400원, 엽산등 영양제 194,800원(항생제 2,400원 제외)이다.
방금 이거 정리하다가 선생님이 DHEA 하루에 3개 먹으라고 적어주신 메모를 발견했다. 여태까지 아무생각없이 하루에 한개 먹었는데 ㅋㅋㅋㅋ....ㅜㅜㅜㅜㅜ 내일부터 3개 먹으면 되겠지...? ㅜㅜㅋㅋㅋㅋ 기록의 중요성이다... ㅎㄷㄷ
그리고 기억나는게 ㅎㅎ DHEA 사러 신설동 모 약국에 갔는데(전국에 이거 파는 약국이 몇개 없다고... 아니면 몇주걸려 해외배송 해야한다고 한다), 그날은 다행히 재고가 있기는 했으나 인당 한통만 가능하다고 하는 것이었다. 곧 다시 출국해야 하는데 4월까지 한통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세상 북한보다 가난한 나라(정확하지 않음...)로 몇달간 가게되어 제발 한통만 더 주시면 안되냐고 사정해서 두통을 사올 수 있었다는 사연...
이렇게 우리 부부도 임신준비(?)라는 것을 시작해봅니다. ㅎㅎ
쓰다보니 은근 길어졌다.
4월 이야기는 조만간 이어서 해보도록 하겠다.
# '24.4월 난임클리닉 남편과 같이 방문(난임검사 :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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