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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일기/임신육아일기

(0개월~1개월) 신생아 졸업! 생후 40일까지의 기록

아기가 태어난지 40일이 되었다.

 

3월말 출산후 지금이 5월초이니... 4월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요약하면, 모든게 처음이라 매일이 새로웠고, 약간은 정신없었고, 조금은 피곤했지만, 정말로 행복했고, 밖으로 나간날이 며칠 없었다... 정도? ㅋㅋㅋ

 

더 까먹기 전에 아기와의 40일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이렇게 포스팅을 해본다. 산후관리 이모님이 오늘이 마지막이라 당분간은 또 평온하게 노트북 할 시간이 없을지도 모르고... ㅎㅎ

 

- 병원에서 1박2일같은 2박3일

 

월요일 저녁에 진진통이 시작된후 자정이 되기 직전에 출산을 했다보니,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야 입원실로 옮겨졌다. 이런 경우 입원실에서 1박2일을 있을지 2박3일을 있을지 선택할 수 있었는데, 출산 직후에는 약발(?) 때문인지 생각보다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아서 1박2일 있고 바로 조리원으로 가겠다고 했다.

 

지난 출산 후기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썼지만, 출산 다음날부터 바로 엄청난 회음부 통증이 시작됐다 ㅋㅋ 자연분만이 어떻게 선결제냐며, 잘 걷지도, 앉지도 못하고, 화장실 가는게 너무 두려웠던 것도 잠시, 며칠 지나니 또 금세 좋아졌더랬다 ㅎㅎ 다음 출산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도 자연분만을 하겠느냐고 하면, 아마도... ok? ㅋㅋㅋㅋㅋ

 

하정훈의 삐뽀삐뽀 119 유튜브(와 책)에 따르면, 출산 직후 병원에서부터 24시간 모자동실 및 모유수유를 하라고 하는데, 나는 출산 당시에 그런 것도 몰랐거니와, 내가 출산한 산부인과에서는 (일시적으로?) 모자동실을 안한다고 했다. 어차피 가능했다 하더라도 회음부가 너무 아파서 못하겠다고 했을 것 같다. 대신 하루에 두번씩 신생아실 창문 너머로 아기를 보러갈 수 있었다.

 

짧은 입원기간이었지만 가족들이 와서 아기를 보고갔다. 눈도 못뜨고, 잠만 자는, 아무것도 하지않는 아기를 보고서도 너무나도 좋아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뭔가 내가 아주 큰 일을 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에는 느껴본적 없는, 좋은 감정이었다.

 

- 조리원에서 13박 14일

 

퇴원하고 조리원으로 이동할 때가 되어서야, 아기를 가까이에서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조리원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잠든 아기로부터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아기가 내 자식이 맞나, 싶은 비현실적인 느낌도 들고, 너무 작고 귀여워서 보고 있는데도 계속 보고싶었다(?) ㅎㅎ

 

내가 간 조리원은 입소와 동시에 24시간 모자동실이 필수인 곳이었다.

 

여기저기 블로그나 맘카페에서 찾아봤을 때, 이 필수 모자동실 조건때문에 이 조리원을 선택했다/선택하지 않았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사실 별 생각이 없었고, 그냥 조리원에 간 첫날부터 못쉬고 좀 힘들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새벽에도 두세시간에 한번씩 일어나야 해서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그것 말고는 생각보다는 꽤 할만했다(?) ㅎㅎ 입소 다음날 아침이 밝아오면서 모자동실 시간이 끝나니, 성취감도 느껴지고 육아에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았다 ㅎㅎ

 

조리원에서의 첫 1주는 조리원의 시스템을 서서히 이해하고, 이에 적응하는 시간이었다. 수유콜이라는 게 있다고만 들었지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다.

 

지금은 조리원이 그저 엄마가 쉬는 곳이 아니라, 일상모드에서 육아모드로 바뀌기 위한 곳이라는 말에 공감을 하고 있기에, 다시 돌아간다면 모자동실과 모유수유를 좀더 자주, 적극적으로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조금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조리원에서의 첫 한주간은 육아체험 모드로 있으면서 귀여운 아기사진도 많이 찍고, 나도 편안하게 몸조리 할 수 있었다. 

 

조리원 2주차가 되니까 이제 회음부도 거의 다 낫고, 쉬는 것도 살짝 지루해지면서, 좀더 적극적으로 모자동실과 모유수유를 시도했다.

 

겪어보니, 조리원이라는 곳은 내가 가만히 입벌리고 있으면 육아스킬을 떠먹여주는 곳이 아니었다. 내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세요, 와주세요, 봐주세요, 하면 잘 도와주지만, 아무런 요청을 하지 않으면 그저 신생아실에서 내 아기를 먹여주고 재워주기만 할 뿐이다. 

 

처음에는 수유자세도 잘 안나오고 아기도 나도 서로 서툴러서 모유수유가 잘 되지 않았는데, 급한 대로 유튜브도 찾아보고 간호사 선생님들께 도와달라고 해서 연습하고 하다보니, 조리원 퇴소 즈음에는 "모유수유를 잘 하고 있고, 앞으로 완모도 가능할 것 같다"며, 칭찬(?)도 듣게 되었다. (이때만 해도 모유수유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했었는데...)

 

조리원은 내가 하는 만큼 배워갈 수 있는 곳이었다.

 

임신 막달에 출산을 기다리며 하는 일 없이 조금 심심할 수 있는데(?), 지금 출산을 앞둔 이들에게, 출산 전에(!) 모유수유와 아기 돌보기에 대해서 좀 미리 공부해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최소한의 공부라도 하고 조리원에 입소했더라면 조리원에서의 2주를 좀더 알차게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그저 출산하면 끝인줄 알고(?) 너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조리원에 갔던 것 같네 ㅎㅎ 

 

- 산후관리 이모님과 3주(15영업일)

 

조리원을 퇴소한날 BCG 접종(경피용)을 하고, (모두가 우려했던) 장시간 고속도로 이동 후에 엄마집에 도착했다. 바로 다음날부터 3주간 산후관리 이모님이 9 to 5 와주시기로 했다.

 

3주 중 전반부 8일은 남편도 같이 있었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엄마아빠라 우여곡절도 많았지만(특히 이모님 퇴근후 저녁에...) 나름 재밌게 함께 우당퉁탕 육아를 했다.

 

남편이 곧 다시 일하러 외국에 나가야 했지만, 그래도 출산휴가 기간동안 하루종일 같이 아기를 돌보니 즐거웠다.

 

중간에는 모유수유에 대한 이슈도 있었다.

 

조리원 퇴소할 때만 해도 나름 모유수유에 자신감이 붙었었는데, 이모님이 아무래도 젖양이 부족해서 아기가 배고파하는 것 같다고 하시며, 분유를 줘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이왕이면 모유로만 쭉 주고싶다는 생각이었는데, 곧, 아기가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적극적으로 분유 보충을 하는 데 동의했다. 결국 혼합을 하게되다니... ㅠㅠ 그래도 바로 완분으로 넘어가고 싶지는 않아서 유축이라도 열심히 했다 ㅎㅎ

 

아직도 혼합을 하고있기는 한데, 그래도 전보다 젖양이 좀 더 는 것 같기도 하고? 밤에는 보통 모유를 주고, 낮에는 중간중간에 분유를 주고 있다.

 

아기가 좀더 크면서 빠는 힘이 더 세지고 집중력도 더 좋아지고 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ㅋㅋ 그래도 모유수유는 놓지 않고 할 수 있는데까지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아직 포기하지 말자! ㅋㅋ

 

생후 40일이 되기까지, 우리 아기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자라면서 어느새 신생아를 졸업하고 이젠 어엿한 아기(?)가 되었다.

 

생후 1개월 영아검진을 갔을 때 재보니까 키도 3cm, 머리둘레도 3cm 정도 늘었다. 몸무게는 집에서 대충 재봤을때 1.5kg 정도 는 것 같다. 2kg 후반에 태어났는데, 지금은 4kg 초반이니, 상대적으로 보면 정말 엄청나게 큰 거다.

 

처음엔 먹고 자기만 하던 작은 아기가 이제는 조금씩 자기주장도 생기는 것 같고, 요즘엔 깨어있는 시간에 어떻게 놀아줘야 하나 고민이 시작됐다. 창의적으로 놀아주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눈도 많이 마주쳐주고, 많이 안아주고, 말도 많이 걸어줘야지, 싶다.

 

언젠가부터는 눈맞춤도 되는 것 같더니, 이제는 엄마를 알아보는 것 같다.

 

며칠 전부터는 손을 입에 갖다대고 쪽쪽 빨기 시작했고, 목도 조금씩 가눌 줄 알게되었다.

 

아기가 새로운 행동을 할때마다 그저 신기하고, 그저 귀엽다. ㅎㅎ

 

3주 뒤면 2개월 접종과, 무려 50일 촬영이 예정되어 있다.

 

벌써 50일이라니... 이러다 곧 100일 되고, 돌 되겠지?

 

너무나도 소중한 지금 이 순간들을 최대한 눈에 담고, 아기에게는 아낌없이 사랑을 주어야겠다.

 

이제 이모님이 가시면 또 아기랑 나랑 둘이서 쉽지 않겠지만 ㅋㅋㅋ

 

잘, 해보자구요!